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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년 1월 1일

Jayee 2025. 1. 2. 12:11

 

 

새해가 밝았습니다

작년은 참 어둡고 우울한 기억이 많았던 것 같아서 12월 31일은 일기장에 적은 글이 빼곡하네요

좋은 글만 공개적인 곳에 남기고 싶은 욕심이랄까

하지만 안에는 아직 묵은 감정들과 슬픔이 가득해서 쉽지 않네요

 

올해 제야의 종소리는 참 슬펐어요

깊고 크게 울릴수록 슬픔이 크게 느껴졌어요

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종이 크게 울리는데

그 새해의 소리가 닿지 않는 시간이 멈춰진 곳이 생각났거든요

 

누군가의 시간은 흐르고

누군가의 시간은 멈췄다는 게 사무치게 슬픈 작년 겨울이었어요

멈춘 시간들을 기리며 내 시간이 소중해지는 어렴풋한 마음조차 죄스러웠고

그들의 평온한 일상이 몇 초만에 부서지는 걸 보면서 무력함과 허망함이 가득했고

세상살이가 무의미함으로 뒤덮이려 할 때 겨우 마음을 다잡기도 했어요

 

내 시간은 여전히 흐르기 때문에

누군가가 간절히 바랐던 오늘을 살게 되었으니

더 열심히 더 의미 있게 살다가

어느 날 맞이할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게 살아가겠습니다

 

그때 저의 죽음을 보고 누군가가 하루를 소중히 살 동력을 느낀다면

기꺼이 그러라고 할 것 같아요

나도 그런 적이 있고 그들의 죽음도 누군가에게 그럴 테니, 기꺼이...

 

지금 시간이 멈춘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 믿고 더 의미 있게 살아보겠습니다

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다정함과 배려와 선으로

적어도 제 주변은 저로 인해 행복함을 느꼈던 순간이 많이 기억되길 바라며

많이 돕고, 응원하고, 나누고, 사랑하겠습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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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추운 날이네요

여느 겨울보다 추워서 서글픈 마음이 차고 듭니다.

시린 바람 때문에 눈물도 많이 흘렸고 뒤척이는 밤도 많았습니다

그래도 지나갔네요

잘 지나가던 못 지나가던 지나감에 의의를 두고

다시 올 수 없을지도 모를 내일을 차분히 하루하루 맞이하며 살아내야죠

 

다이어리를 쓰는 것도 힘겨웠습니다

1년 계획을 적는 공간을 보며

당장 내일이라도 멈출 수 있는, 이어나가지 못할 수도 있는 시간들이 빼곡히 차있는 느낌이었습니다

내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내 삶에서 사라진다면 이 모든 게 너무 버거워질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였습니다

나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랑하는 사람의 삶도 나에게 너무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

 

나의 건강보다 그들의 건강을 빕니다

내 내일이 너무 외롭지 않게, 쓰라리지 않게 건강해주길 바랍니다

내 일상을 그들이 여전하게 지켜주길 바랍니다

 

정말 이기적인 마음이네요

저는 이제껏 그들을 위해 그들의 건강을 빌었다고 생각했는데

아니었네요...

제 평온하고 여전한 일상을 위해 그들의 행복과 건강을 빌었던 거였네요...

 

그럼에도!

이 이기적인 마음이 그들에게도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

저도 그들의 일상을 위해 있는 힘껏 건강히 여전해보겠습니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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각자가 있는 곳이 많이 춥고 시린 바람이 계속해서 몰아쳐도

하루빨리 따뜻해지기 위해 저도 꾸준히 제 자리에서 노력할게요

이 추위도 그러다 보면 지나가겠죠 

또 다른 추위가 찾아와도 따뜻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체온을 나누다 보면

어느샌가 추위는 잊혀지니까요

추위는 잊어도 얼마나 추웠는 지의 기록은 계속해서 남겨두려 합니다

 

추위는 사라지는 게 너무나도 더뎌서 우리가 잊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되는 것 같아요

서로 보듬고 안고 쓰다듬고 서로의 품에서 포근함을 느끼면서 잊어보자고요

잊고 또 새로운 나날들을 적은 불안감과 그럼에도 믿는 마음으로 다정하게 맞이하길 바라요

귀하게 찾아온 내일을 불안과 걱정과 두려움으로 맞이하는 건 너무 슬프니까요

 

작년이 너무 뜨겁게 추웠으니 올해는 따뜻하고 선선한 날들이 더 찾아오길 바랍니다

내 이기적인 마음으로 곁에 둔 사람들에게

열렬히 사랑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네요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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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은

올해는 나를 제일 열렬히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

작년에는 나를 미워한 순간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서 작년 마지막 날에 꽤 미안했네요

나를 너무 잘 알아서, 내 허점과 결함을 너무 잘 알아서 나한테 너무 모질게 굴었던 것 같아요

올해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자신은 없고, 그래서 더 사랑해 줘야겠다는 다짐은 생겼습니다

더 사랑하고 여전히 미워하며 그렇게 나를 다듬어 나가는 게 성장이겠지요?

어떤 날은 지독히도 아픈 성장통이었지만 계속 주물러주고 보듬어주며 천천히 걸어 나가게 힘을 실어줄게요

 

너무 느리더라도

힘들고 아프고 지치더라도

다 덧없이 느껴지는 날이 오더라도

멈추지만 말고 걸어 나간다면 기꺼이 칭찬해 줄게 앞으로는

잘해보자 올해도